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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에 끝내는 학위 논문 작성법 5.기타(1)2시간에 끝내는 학위 논문 작성법 2021. 6. 20. 21:44
○ 졸업용 논문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가 쓴다
훌륭한 논문은 머리가 쓴다. 하지만, 졸업용 논문은 엉덩이가 쓴다. 그러므로 웬만하면 집이 아니라 학교 도서관에서 써라. 논문 쓰는 것 보다 TV 보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 그래서 학교 도서관에 앉아 있으면 1줄이라도 쓰게 되지만, 집에 하루 종일 누워 있으면 1줄도 못 쓴다. 그리고 학교 도서관에 앉아 있으면 순간 떠오른 자료를 찾아볼 수 있지만, 집에 누워 있으면 순간 떠오른 자료(어쩌면 당신의 논문에 핵심이 될 내용)는 곧 잊혀진다. 무엇보다도, 학교 도서관에 앉아 있으면 눈 앞에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이 보여 같이 열심히 하게 되지만, 집에 누워 있으면 눈 앞에 “가십거리에 희희덕거리는” 사람들이 보여 혼자 졸업이 멀어진다.
○ 질이 안 된다면 양이라도 채울 것
논문은 몇 장이나 써야 할까? 그런 제한은 없다. 어떤 논문은 50쪽이 안되기도 하고 어떤 논문은 500쪽이 넘기도 한다. 논문 역시 당연히 양(量)보다는 질(質)이다. 하지만 당신의 논문이 훌륭하지 않다면 즉 질이 안 된다면 양이라도 채워라. 양은 “노력한 흔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더 강조하지만) 논문 즉 당신의 졸업은 심사위원 몇 명이 결정한다. 기적을 믿는가? 당신이 노력한 흔적이 가상하여 (질이 낮더라도) 심사를 통과시킬 수도 있다. (이미 눈치 채었겠지만) 양으로 채우기 가장 좋은 곳은 이론적 배경 및 문헌연구이다. 그 곳에 노력의 흔적을 남겨라.
○ 표와 그림을 잘 활용할 것
앞에서 예로 든 “이상적인 학생과 지도교수의 대화”에서 학생이 발언한 내용을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A이다. B이고 C이기 때문이다. B의 근거로는 D가 있고 E가 추가될 수도 있다. C의 경우는 F와 G를 결합한 것인데, K라는 내용이 추가되면 보다 논리적이 된다.
이렇게 짧은 문단도 위와 같은 내용이면 이해하기 어렵다. 논문에서는 문단이 이보다 훨씬 길뿐만 아니라, A, B, C, D 등이 “레몬시장”, “정보의 비대칭성”, “위험 회피형”, “불확실성과 거래비용” 등 전문적인 내용으로 채워진다. 이처럼 따라가기 힘든 내용이 전개될 경우에는, 독자가 이해하기 편하도록 다음과 같이 관련된 내용을 표현한 그림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
[그림 1]에 나타나 있듯이, A이다. B이고 C이기 때문이다. B의 근거로는 D가 있고 E가 추가될 수도 있다. C의 경우는 F와 G를 결합한 것인데, K라는 내용이 추가되면 보다 논리적이 된다.첫째, A의 경우 ‘갑’의 기준으로는 a1이고, ‘을’의 기준으로는 a2이고, ‘병’의 기준으로는 a3이며, ‘정’ 의 기준으로는 a4이다.
둘째, B의 경우 갑의 기준으로는 b1이고, 을의 기준으로는 b2이고, 병의 기준으로는 b3이며, 정의 기준으로는 b4이다.
셋째, C의 경우 갑의 기준으로는 c1이고, 을의 기준으로는 c2이고, 병의 기준으로는 c3이며, 정의 기준으로는 c4이다.
마지막으로, D의 경우 갑의 기준으로는 d1이고, 을의 기준으로는 d2이고, 병의 기준으로는 d3이며, 정의 기준으로는 d4이다.
A, B, C, D, 갑, 을, 병, 정, a1, a2, … 등이 모두 단어나 내용일 텐데, 저자가 표현한 위 내용을 독자도 잘 정리하여 이해할 수 있을까? 심사위원들 조차도 위 내용을 읽다가 집어 던지지 않았으면 다행이다. 이러한 내용은 다음과 같이 표로 정리하여 추가하는 것이 좋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표 1]과 같다.첫째, A의 경우 ‘갑’의 기준으로는 a1이고, ‘을’의 기준으로는 a2이고, ‘병’의 기준으로는 a3이며, ‘정’ 의 기준으로는 a4이다.
둘째, B의 경우 갑의 기준으로는 b1이고, 을의 기준으로는 b2이고, 병의 기준으로는 b3이며, 정의 기준으로는 b4이다.
셋째, C의 경우 갑의 기준으로는 c1이고, 을의 기준으로는 c2이고, 병의 기준으로는 c3이며, 정의 기준으로는 c4이다.
마지막으로, D의 경우 갑의 기준으로는 d1이고, 을의 기준으로는 d2이고, 병의 기준으로는 d3이며, 정의 기준으로는 d4이다.
이처럼 표와 그림을 잘 활용하면, (원칙적으로는) 논문의 내용을 독자가 보다 쉽게 파악∙이해할 수 있게 되고 (현실적으로는) 심사위원이 당신의 논문을 읽으면서 짜증을 내지 않게 되고, 게다가 논문의 양(量)까지 늘어난다. 다만, 그림과 표를 추가하였다면 “[그림 1]에 나타나 있듯이” 혹은 “[표 1]과 같다”처럼 그것을 본문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A4 규격으로 글을 쓰고 있다면 그림과 표의 크기는 A4 규격보다 작게 하라. 심사를 통과하고 최종 논문을 인쇄할 때에는 A4가 아니라 그 보다 작은 B5 정도의 규격(정확한 규격은 학교의 논문작성지침을 참고할 것)으로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 단어는 쉽게, 문장은 짧게, 사족 없이
당신은 지금 (사회과학 분야에서) 논문을 쓰고 있다. 그리고 논문은 타인이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그러니 학술용어를 제외한 단어는 쉬운 단어를 사용하라. 문장도 짧게 사용하라. 글을 쓴 당신 조차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글이라면 독자는(심사위원조차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혹시, 하나의 문단이 한 쪽을 차지할 정도로 문단을 구분하지 않고 길게 쓰는 사람이 있다면 그 습관만큼은 반드시 고치기 바란다. 문단 구분(줄 바꿈, 키보드의 Enter)은 비유하자면 수영에서의 숨쉬기이다. 독자가 당신의 글을 읽을 때 문단 구분이 없으면 마치 숨을 쉬지 못하고 계속 수영해야 하는 것이다. 문단 구분이 없는 글은 (살기 위해서라도) 집어 던질 수 밖에 없다.
물론, 문단 구분이 애매해서 어려운 경우가 많다(저자 역시 이 책을 쓰면서 문단을 나눌지 말지 어떻게 나눌지 수없이 고민한다). 그런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읽어보면서 (물리적 호흡이 아니라) 생각의 호흡(사고 흐름의 단절)이 필요한 경우에 구분하라. 문단은 생각의 한 덩어리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중심 생각(두괄식일 경우, 첫 번째 문장)과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 문장들로 이루어진다. 하나의 생각을 끝내고 다른 생각으로 넘어가기 전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사고 흐름의 단절” 즉 “생각의 호흡”을 하게 되어 있다.
또한, 내용의 흐름에서 뜬금없이 딴 곳으로 빠지는 “사족”은 적합한 장소로 옮겨라. 아무리 찾아도 적합한 장소가 없다면 적당한 곳에서 각주[1]로 처리하든지 아니면 그냥 버려라. 내용 흐름으로 볼 때 왼쪽으로 흐를 것 같은데 갑자기 오른쪽으로 흘러버리면 독자(심사위원)는 당황한다(짜증난다). 예를 들어, 다음 글을 보자.
이러한 관점에서 영화의 수익성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격차별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지금부터 유용한 가격차별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그런데 수익성과 다양성은 어느 정도 수치화가 가능하므로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영화의 예술성에 대한 판단은 상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문화의 시대라고 하는 21세기에서도 여전히 예술이냐 외설이냐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사전검열제도가 창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보다 깊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가격차별이란 동일한 상품이지만 상황 혹은 소비자에 따라 다른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다. 가격차별의 종류에는 완전가격차별, 수량할인, 집단별 가격차별, 소비자 선택 가격차별 등이 있다.
글을 쓰다 보면 말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때로는 갑자기 훌륭한 내용이 떠오르기도 한다. 위의 예에서, 영화의 수익성과 다양성을 말하다 보면 이러한 산업적 가치만큼이나 중요한 순수가치인 예술성이 떠오를 수 있다. 그리고 수익성∙다양성과 예술성을 객관성과 주관성으로 비교하고 싶어진다. 예술성의 주관성을 언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외설 논란이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왠지 훌륭해 보이는) 사전검열제도가 창작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생각은 번져갈 것이다.
이러한 생각의 번짐 혹은 발전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당신의 머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하여 모두 말로 내뱉지는 않듯이, 논문에 모두 포함시킬 필요는 없다. 가격차별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서 살펴보자고 하면, 누구나 다음 문단이 가격차별에 대한 내용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영화의 예술성 → 외설 → 사전검열”로 흘러버리면 당연히 심사위원(독자)은 짜증난다(당황한다).
그렇다고 내용의 흐름에서 벗어난다 하여 떠오르는 생각을 애써 차단하지는 말라. 논문을 쓰다가 떠오르는 생각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모두 이유가 있으며, 어떤 생각은 논문의 핵심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떠오르는 생각은 모두 소중하므로 반드시 적어두어라. 다만, 적고 난 후에는 그 내용이 글의 앞 뒤 흐름에 적합한 것인지 아니면 사족인 것인지를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만약 사족으로 판단되면 논문의 전체 내용 중에서 가장 적합한 곳으로 옮기고, 적합한 곳이 없다면 적당한 곳에서 각주로 처리하든지 아니면 그냥 버려야 한다. 논문의 양(量)은 사족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다. 이론정리, 선형연구, 결과의 다양한 그리고 깊이 있는 해석으로 양을 채우면 당신의 노력에 흐뭇함을 느끼지만, 사족으로 양을 채우면 정리되지 않은 산만함에 짜증을 느낀다.
참고로, 저자의 경우는 글을 쓰다가 떠오른 생각 중 적합한 곳을 찾지 못한 내용은 다른 파일로 저장해 둔다. 글을 쓰고 있는 그 시점에서는 적합한 곳을 찾지 못한 내용이지만, 이후에 언젠가 그 내용이 필요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논문이 최종적으로 완성되기 전에는 떠오른 모든 생각을 기록해서 보관해 두는 것을 권한다. 언젠가 큰 쓰임이 있을 것이다.
[1] 각주는 다음과 같이 본문에 포함시키기도 빼버리기도 애매한 경우에 사용한다.
▫ 대부분의 독자는 알고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일부는 모를 수도 있는 내용을 언급할 때
▫ 유용하다고 판단되지만, 논문의 흐름에는 방해가 되는 내용(즉, 사족)을 언급할 때
다음편
https://ahademy.tistory.com/m/182시간에 끝내는 학위 논문 작성법 5. 기타(2)
○ 가급적 뛰어난 점 하나는 갖출 것 “그 사람은 A도 문제고, B도 문제고, C도 문제잖아. 도대체 왜 사귀는 거니?” “D잖아요.” 마찬가지다. 논문도 하나의 뛰어난 점이 나머지 문제점을 덮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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