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에 끝내는 학위 논문 작성법 4.지도교수

지도교수는 당신의 논문∙졸업에 상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논문심사 전까지는 당신을 괴롭힘으로써 당신의 논문 수준을 높여주고, 심사 당일은 당신을 위해 당신이 막지 못한 심사위원들의 공격을 막아줌으로써 당신의 졸업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 지도교수의 지도 열의를 식혀버리는 학생
− 지도교수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연구주제 정해주세요”라고 요구∙협박(?)하는 학생
▫ 자신의 논문에 대해 애정을 같지 않는 그리고 고민하지 않는 학생을 열정적으로 지도하고 싶지는 않다.
− 신문기사, 책, 논문을 한 가방 가득 채워와서 전부 꺼내놓고 이야기하는 학생 혹은 지도교수의 질문에 “잠깐만요. 어디 있었는데…”하며 1분 넘게 종이를 뒤적거리고 있는 학생
▫ 요약∙정리∙표시해서 오지 않는 (즉, 성의 없는) 학생을 열정적으로 지도하고 싶지는 않다.
− A라는 이유 때문에 안 된다고 했는데 합당한 반론 없이 계속 고집 피우는 학생, 혹은 B하라고 했는데 합당한 이유 없이 전혀 하지 않는 학생
▫ 자신을 믿고 따르지 않는 학생을 열정적으로 지도하고 싶지는 않다.
− 하나 하나 “징검다리”를 건너보자고 하는데 저 멀리 땅 끝만 이야기 하는 학생 혹은 “왜 그렇지?”라고 물었을 때 “왠지 그럴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는 학생
▫ 논리가 무엇인지 모르는 게다가 알려고 하지도 않는 학생을 열정적으로 지도하고 싶지는 않다.
− 맞춤법 오류가 가득한 그리고 문단 구분도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글을 보내놓고는 읽어 보면 알 것이라고 하는 학생
▫ 글쓰기의 기본도 모르는 (즉, 독자에 대한 기본적 예의도 없는) 학생을 열정적으로 지도하고 싶지는 않다.
○ 이상적인 학생과 지도교수의 대화의 예
− 학생: 이번에 정리한 내용은 A라는 결과입니다.
− 지도교수: 왜?
− 학생: B이고 C이기 때문입니다.
− 지도교수: B의 근거는?
− 학생: D가 있습니다.
− 지도교수: D밖에 없나?
− 학생: D를 찾은 자료에 보면 E도 살짝 언급하고 있는데, 조금 더 조사한 후 추가하겠습니다.
− 지도교수: 좋아. 다음으로, C는 꽤 재미있는 내용 같은데, 그 근거는?
− 학생: 서로 다른 분야에서 연구된 F와 G를 결합해보았습니다.
− 지도교수: 그래도 되는 근거는?
− 학생: H라는 분야에서 F와 유사한 I와 G와 유사한 J를 결합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 사례를 모방하여 결합해 본 것이긴 한데, 사실 K라는 내용이 추가되면 논리적으로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 내용은 찾지 못했습니다.
− 지도교수: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L, M, N 중에 하나일거야. 찾아봐.
− 학생: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지도교수에게 실망하고 있다면
지도교수도 사람이기에 때로는 당신을 실망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실망감에 상처받으면 서로서로 힘이 빠지게 되고, 그 결과로 더 큰 손해를 보는 사람은 당신이다. 그러니 교수도 사람이기 때문에 당신을 실망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가볍게 넘어가기 바란다. 참고로, 지도교수가 당신을 실망시킬 수 있는 예와 그에 대한 당신의 대처법은 다음과 같다.
− 당신이 보내 준 자료를 읽지 않았다.
교수도 사람이어서, 당신이 보내 준 자료를 읽는 것 보다 인터넷 기사를 보는 것이 더 즐겁다. 혹은 가족이 아파서 다른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자료를 보낼 때는 1장짜리 요약∙정리 본도 따로 보내는 것이 좋다. 1장을 읽을 여유는 있기 때문이다. 교수와 만날 때에도 준비하여, 그 자리에서라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라.
당신이 보내 준 자료를 파악하지 못한 교수와 계속 대화하다 보면, 서로 겉돌다가 엉뚱한 방향으로 빠져 뜬금없는 것에 얽매일 수 있다. 그 결과로 손해를 보는 사람은 당신이다.
− 이전에 이야기했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
교수도 사람이어서(그리고 일반적으로 당신보다 더 늙어서) 기억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지도교수의 머리 속은 자신의 연구로 가득 차있어 당신의 연구가 남아있을 공간은 없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지도교수와 대화한 내용을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그 다음에 만났을 때 “지난 번에는 A라는 내용에 대해서 말씀하셨고, 그 과정에서 B를 과제로 내어주셔서 이렇게 준비해왔습니다.”라고 말하면, 지도교수의 기억이 돌아와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신의 성실함이 흐뭇하여) 지도하는 내용이 좋아진다. (물론 그 결과 당신의 논문 수준도 높아지고 졸업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금까지 지도했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교수와 계속 대화하다 보면, 지난 번에는 동쪽으로 가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서쪽으로 가라고 했다가 다음 번에는 남쪽으로 혹은 북쪽으로 가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로 손해를 보는 사람은 당신이다.
− 당신이 하고자 하는 연구주제 혹은 연구방법에 대해서 모른다.
교수도 사람이어서,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이 경우 1차적인 책임은 당신이다. 왜냐하면 당신이 하고 싶은 연구주제의 전문가를 지도교수로 정해야 하는데, 그런 고민 없이 지도교수를 정해놓고 그 지도교수의 연구영역과 전혀 상관없는 주제를 정했거나 고집했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아니 정말 위험하게도, 지도교수의 연구영역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학생도 많다.)
이런 경우는, 연구주제 혹은 연구방법을 지도교수의 연구영역에 맞추어 다시 정하거나, 상담 후에 지도교수를 변경해야 한다. 만약 주제도 지도교수도 그대로 유지하고 싶으면, 당신이 지도교수에게 관련 내용을 잘 설명해야 한다. 다행히도 나름 한 분야의 전문가인 교수는 다른 분야의 지식도 (당신의 상상 이상으로) 쉽고 빠르게 습득한다.
당신이 하고자 하는 연구주제 혹은 연구방법에 대해서 계속 모르면, 지도교수는 당신을 지도해줄 수가 없다. 그 결과로 손해를 보는 사람은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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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에 끝내는 학위 논문 작성법 5.기타(1)
○ 졸업용 논문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가 쓴다 훌륭한 논문은 머리가 쓴다. 하지만, 졸업용 논문은 엉덩이가 쓴다. 그러므로 웬만하면 집이 아니라 학교 도서관에서 써라. 논문 쓰는 것 보다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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